“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 명확하나 속도와 폭은 가변적”
“올해 크레딧 시장 화두는 ‘부동산 PF'”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영향으로 신규 자금조달과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 금융시장 내 PF 관련 업종 기피 심화 전망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4년 산업전망 웹캐스트에서 “단기적으로 건설산업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미분양 영향이 크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한 건설사의 경우 재무적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하면 태영건설과 비슷한 방식의 구조조정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금융시장 내 건설과 부동산 등 PF 관련 업종 기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도 봤다.
홍 실장은 “건설사에 따라 신규 자금조달은 물론이고 기존 차입금이나 PF 유동화증권(ABS)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늘어날 수 있다”며 “만기구조가 단기화한 업체의 차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리스크가 당분간 해결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이 단기간 내에 얼마나 의미 있는 수준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신용도 결정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올해 건설업 실적 전망을 ‘비우호적’, 신용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상반기에 도래하는 건설사의 만기 회사채 규모는 약 2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신평은 현재까지는 중견 이하 건설사의 유동성 압박이 큰 상황이지만, 어려운 금융환경이 이어질 경우 상위권 건설사로 부담이 확산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PF 보증 문제의 근본적 해소를 위해서는 현장별 사업성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홍 실장은 “현재 등급전망이 안정적인 ‘A’급 건설사에 대해서도 변화한 외부 상황에 따라 당분간 집중적인 신용도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에도 대외 불확실성 존재
메모리반도체는 감산 기조 지속과 수요 회복에 힘입어 업황 개선이 예상되지만, 높은 재고부담과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개선 속도와 폭은 가변적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신평 연구원은 “중장기 신용도 관점에서 메모리 업황 사이클 주기가 짧아지고 있고 높아진 고정비로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업황 변동성을 충분히 흡수할 재무완충력 확충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AA·안정적)에 대해 김 연구원은 “이번 다운사이클 대응 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이 상당 수준 약화했다”며 “올해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나 투자 부담을 감안할 때 팬데믹 이전 수준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 업종은 컨테이너선의 경우 부진한 업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선종별로 상이한 업황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정훈 연구원은 컨테이너선사에 대해 “누적 공급 부담을 감안할 때 2025년 이후에도 빠른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재무완충력이 여전히 우수해 실적 가변성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기업 부문 신용등급은 상반기 상향 우위에서 하반기에 급격히 하향 우위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과 석유화학, 유통, 철강 등 업종에서 신용도 하향 압력이 강해지며, 등급 전망 ‘부정적’ 대비 ‘긍정적’ 비율은 상반기 1.28배에서 하반기 0.53배로 낮아졌다.
올해에도 부동산 PF가 크레딧 시장의 중요한 화두로 꼽혔다.
최형욱 한신평 실장은 “금융권의 건설 및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그간 고물가와 고금리의 누적된 영향이 크레딧에 후행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hskim